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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셀카

옷 자랑(?)

by Jaicy 2017. 12. 18.

난 살짝 짠순이 기질이 있는데다 귀차니즘도 상당해서

옷이든 신발이든 가방이든 한 번 사면 굉장히 오래 사용하는 편이다.


어느정도로 오래 쓰냐면, 운동화는 3년은 기본이요 밑창이 다 헤질때까지 몇 년이고 신고 다니고

옷은 헤져서 거의 못입을 정도가 아닌이상 계속 입고 다닌다. 가방도 가방끈이 떨어지기 전까지 사용한다.


그래도 남들 보기엔 제법 깔끔하게 입고 다니는 편이라 그리 서글퍼보이진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


지난 주말에 제사가 있어서 간만에 고향에 내려갔다.


가족끼리 외출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빠가 빈폴로 들어가시길래 옷 구경하나보다 하고 따라 들어갔는데..

갑자기 패딩을 하나 골라보라고 하시더니, 점원한테 가격에 상관없이 나한테 맞는 옷 좀 추천해달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워낙 옷을 잘 안 사입는걸 누구보다 잘 아는 아빠가,

근 3년째 매해 겨울마다 같은 패딩을 입고 다니는 내가 안쓰러워 보이셨나보다.

근데 그 때 당시 제법 비싸게 주고 산 데다 아직 새 것 처럼 멀쩡한 패딩이었는데.


젊은 애들은 유행에 맞춰서 옷을 그 때 그 때 사입어야 한다고

외모 가꾸는데 투자 하시라면서 아빠가 주는 연말 선물이라고 하나 골라보라고 하셨는데,

나도 돈을 벌고 있는데다 필요하면 그 때 사 입겠다고 극구 사양했다.

오히려 내가 아빠를 사 드려야 할 판에 아빠가 사주시겠다고 하시니 당황스러웠다.


내 의견이 어떻든 간에 점원이랑 사전에 짜고 치기라고 하셨는지 이옷저옷 대 보시다가

마네킹이 입고 있던 옷을 훌렁 벗겨서 입혀보더니,


점원 : 광고에 나왔던 옷인데 인기 상품이에요. 너무 잘 어울리네요. 어떤가요? 좋죠?

나 : 어버버버버.. (끄덕끄덕)

아빠 : 그걸로 결제해주세요.


그렇게 번개불게 콩 튀겨먹듯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옷을 사서 매장을 빠져 나왔다.

매장에 들어가서 옷 사서 나올때까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집에 와서 주머니를 뒤져보다가 가격표가 들어있길래 봤더니,

...

허뮈; 물론 세일도 받긴 했는데 그래도, 워메..



상상도 못했는데 엄청난 선물을 받아버렸다.


고로 이번 포스팅은 옷 자랑이다.


.


대부분의 겨울 패팅은 두꺼운 만큼 무거운데

이건 Gore-tex라고 가벼운 직물로 만든거라 두께와 크기에 비해 굉장히 가벼운 편이다.


게다가 일자 라인의 못생긴(..) 핏이 아니라 허리라인이 잘록하게 잡혀있어서 제법 예쁘다.


털이 복실복실 달린 후드. 털은 탈착 가능하다.

털도 굉장히 고급지다. 저가형 패딩에 달려있는 털이랑은 촉감부터가 다르더라.



후드가 제법 근 데다 털도 엄청 북실북실해서 후드를 쓰면 얼굴이 푹 파묻혀, 멀리서 보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다.

.


눈 오는 출근길에 후드 푹 눌러쓰고 눈 맞으면서 출근했는데도

진짜 하나도 안춥고 옷도 하나도 안젖고 너무 좋더라 흑흑



아부지.. 제가 곧 더 좋은 옷을 사드리겠습니다.


.


소매가 헤질 때까지 뻔질나게 입고 다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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