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 포스팅입니다.
지난번 포스팅 했던 검은 나비의 사이키델리카(이하 검은 나비)[링크] 플레이 후에
후속작인 잿빛 매의 사이키델리카(이하 잿빛 매)도 달려서 모든 엔딩을 다 봤다.
아무래도 후속작인만큼 기본 UI와 진행방식은 전작인 검은 나비와 거의 흡사했다.
이야기의 배경은 중세?까진 아니지만 전형적인 고전 판타지 스러운 유럽 어딘가의 마을로,
이야기 소재로 쓰인 것들은 연애물에선 어쩌면 뻔한 것들인
'남장 여자, 어린시절부터 형제 처럼 자란 친구들, 대립하는 두 집안, 죽은 자의 소생'... 등을 짬뽕시켜 놓은 것.
'마녀'는 붉은 눈을 가진 여성으로, 마을에서 재앙의 상징으로 불리기에
그 존재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 남장을 하고 살아가는 어느 여주인공의 이야기이다.
전작인 검은 나비를 플레이해봤다면 게임 시작 하기전에 어느정도 인식하고 시작했을텐데,
검은 나비에서는 '저택'이 저승과 이승을 잇는 '사이키델리카'의 배경이 되었지만
잿빛 매에서는 규모가 좀 더 커져서 마을 전체가 사이키델리카다.
전개 속도는 검은 나비 보다는 루즈한 편이며 분량도 좀 더 많기 때문에 플레이 타임은 검은 나비 보다 길었다.
몰입력은 검은 나비와 비슷한 수준인데 초반에 플레이어를 매료시키는 흡입력은 조금 부족했다.
너무 일상적이랄까 평범하달까, 다소 뻔한 전개의 연속에 긴장감이 거의 없었다.
후반에는 주인공을 둘러싼 이성들과의 서비스씬이 많은 편이지만 초반에는 이게 과연 연애물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로맨스 요소가 적기 때문에 그런 요소를 기대했다면 어느정도 참고 플레이 해야한다.
검은 나비와 플레이 스타일이 거의 비슷하긴 하지만 '게임'이라는 느낌은 검은 나비 쪽이 좀 더 강하다.
검은 나비에서는 '나비 사냥'으로 얻은 포인트로 쇼트 스토리를 개방해야하기에
나름 게임이라는 느낌이 어느정도는 있었지만, 잿빛 매는 그저 대화를 클릭클릭클릭 하는 것 밖에 없어서
'게임을 플레이 한다'기 보다는 '소설을 읽는다'에 더 다깝다.
검은 나비에 미니 게임인 '나비 사냥'이 있다면 잿빛 매에는 'MAP'이 있다.
모든 스토리와 수기, 일러스트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좋든 싫든 모든 토크를 봐야하는데 이게 시간을 꽤 잡아먹어서 번거로웠다.
이야기의 중반부까지는 선택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저 대사 보는 것 밖에는 할게 없지만, 후반부에는 그나마 선택지가 뜨긴 한다.
아래는 인상 깊었던 장면들.
엔딩 중 최악의 엔딩은 당연하겠지만 '베드'엔딩.
주인공이 마음의 문을 닫고 캄캄한 암흑속에서 살아가는 비극의 엔딩이다.
사실상 '소녀'엔딩을 제외한 나머지 엔딩은 사이키델리카에서 평생을 갇혀 살아가야하므로 모두 베드 엔딩이라 볼 수 있다.
검은 나비의 사이키델리카와의 관련성
검은 나비의 후속작인만큼 게임 내에서 검은 나비와의 관련성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전작을 플레이 해 본 플레이어들만 눈치챌 수 있는 정도의 언급만 되어 있다.
만화경
참고로 노인의 정체는 휴. 히카게에게 휴의 모습으로 접근했는지, 노인의 모습으로 접근했는지는 알 수 없다.
비가 멈추지 않는 세계
로렌스와와 엘릭의 정체
현세
사소하지만 잿빛 매의 재밌는 점은 어떤 엔딩을 보느냐에 따라 타이틀 화면이 바뀐다는 것이다.
BGM은 검은 나비에 비해선 그저그랬다. 검은 나비의 '비애'나 '슬픔'처럼 인상깊거나 좋은 곡은 없었다.
그렇다고 안좋은 것은 아니고, 그냥저냥 무난했다.
검은 나비와 마찬가지로 풀 보이스로 진행되며, 그저 적당히 클릭만 하면 되는 게임이긴 하다만 플레이 타임이 제법 긴 편이다.
만약 본인이 쇼트 에피소드 하나, 토크 하나 놓치지 않고 꼼꼼히 플레이 하는 스타일이라면
'하룻밤 달려서 모든 엔딩을 다 보겠다'는 건 힘들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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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다 보기 전까진 해당 게임만 진득하게 플레이했는데 100% 공략까지 사흘은 걸린 것 같다.
좀 더 느긋하게 플레이한다면 일주일정도 잡고 하는 걸 추천.
PS Vita용으로 나온 게임이기에 PC로 플레이하면 어색한 점이 많은데 스마트폰으로 플레이하면 편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특히 길거리나 대중교통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낼 때 플레이하면 딱 좋을 듯.
검은 나비에 이어서 잿빛 매 엔딩도 봤겠다, 비주얼 노벨 게임은 한동안 손 안댈 생각이다.
화면 쳐다보면서 대사 넘기기 위해서 클릭 하는 것 밖에는 할게 없으니 긴장감 없는 스토리를 진행할 때는 너무 지루했다.
심지어 Auto모드를 사용하면 클릭할 필요도 없이 화면만 쳐다보고 있으면 된다(..)
역시 난 신나는 전투 BGM과 함께 손 빠릿하게 움직이면서 몹과의 사투를 벌이는 RPG겜이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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