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나비의 사이키델리카] - 모든 엔딩 100% 달성 후기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는 포스팅입니다.

요새 파판14 한국 서비스는 세기말이어서 쉬는 중이라 이겜저겜 다양하게 해보는 중인데,

주로 액션 RPG쪽으로 즐기는 편이긴 하다만 장르를 바꿔서 인생 처음으로 오토메겜이란걸 해봤다.

선택한 게임은 '검은 나비의 사이키델리카'

특유의 신묘한 분위기와 일러스트에 끌렸고, 무엇보다 연애요소 비중이 그리 많지 않다고해서 선택했다.

과도한 애정행각이나 오글거리는 묘사가 잦은건 좀 거북하달까.

그런데...

.

기본적으로 오토메겜이란 것은 알콩달콩한 분위기에 샤랄라한 남정네들이 대거 등장하는
달달한 게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만...

우선 게임의 초반부 스토리 및 전개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일단 게임의 주인공은 커다란 저택에서 기억을 잃은 상태로 시작하게 된다.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다 남자모두 기억을 잃은 상태.

?????

갑자기 웬 슈팅

이야... 최신 오토메겜이란것은 참으로 굉장한 것이로군.

여튼 서든나비어택 무사히 끝내니까 다시 스토리로 돌아가더라.

추리게임마냥 각자의 핸드폰으로 여러 메세지가 전송되더라.

이 때문에 게임 초반부에는 추리게임인가? 싶은 느낌이 들었지만 진행하다보니 또 그건 아니었다.

초반의 궁금증 및 흥미유발 요소로만 사용된다.

아무래도 텍스트로 진행되는 게임이다보니 문장들이 제법 섬세한 편.
게임 진행 자체는 소설 읽는 듯한 느낌을 많이 준다.

흠좀무;

게임 배경이나 텍스트를 보면 느낌이 오겠지만 아무래도 달달한 오토메겜보다는 서스펜스 추리물에 더 가까운 느낌.
초반엔 BGM도 상당히 음산하고 기괴한 편. 가벼운 공포겜에서나 쓰일법 하다.
스팀 후기를 봐도 연애물이라기보단 스토리물에 가깝다고. 직접 플레이해 본 나도 그런 느낌을 더 많이 받았다.

오토메겜이란 것이.... 이렇게 심오한 장르일줄이야;

물론 그렇다고 설렐만한 요소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스토리 진행 중간중간 각 남자 주인공과 단 둘이서 꽁냥 거리는 씬이 제법 들어있다.

이런 게임에 난이도(..)를 따지는 게 우습지만 나비 사냥 미니게임을 제외하면 그저 클릭만 하면 되는 단순한 진행방식으로,

분기점에서 팝업되는 선택지만 잘 따라가면 원하는 엔딩을 볼 수 있다.

엔딩에 무슨 종류가 이리 많은지;

화면에 잡힌 엔딩 외에도 정말 많은 엔딩이 있다. 10가지 정도는 됐던걸로 기억.

참고로 아키엔딩과 타쿠야 엔딩은 '종장: 1'에서 따로 선택지가 뜨지 않는다.

'2장: 1'이었던가, 여튼 2장에서 아래와 같은 선택지가 뜨는데,

여기서 야마토/카라스바를 선택해서 쭉 종장까지 이어가면 각각 아키/타쿠야 엔딩을 볼 수 있다.

모든 엔딩을 보기 위해선 쇼트 에피소드 해금 및 개방이 필수다.

쇼트 에피소드의 클리어 여부에 따라 메인 에피소드에서 없던 선택지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

메인 에피소드 우측에 생기는게 쇼트 에피소드.

메인 에피소드의 진행도에 따라 차츰 개방되며 해금하기 위해서는 나비사냥으로 모은 포인트가 필요하다.

주인공과 그 주변 관계에 대한 힌트를 쇼트 에피소드에서 제법 얻을 수 있어서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면 종장으로 가기 전에 대강 엔딩 스토리를 예측 가능할 정도.

여러 엔딩 중에서도 제일 무난했던건 베스트 엔딩과 히카게 엔딩.

특히 히카게 엔딩은 꼭 보기를 추천한다.

종장까지가서 베스트나 아키, 타쿠야 엔딩을 보고 끝낸다면 히카게가 그저 또라이미친녀석으로만 비춰질 수 있는데,

초반부터 띠껍긴했는데 후반에 정체를 드러냈을 땐 비호감 100%였다. 

게다가 어디선가 봤던 익숙한 캐릭터의 스멜이...

...여튼 하카게 엔딩 루트를 타게 되면 히카게와 토끼의 과거가 밝혀지면서 그저 미친놈은 아니었단걸 알 수 있다.

'사실은 그렇게 나쁜 놈은 아니었어.'라는 설정. 사실 좀 불쌍하긴 했다.

카기하도 안타깝지만 그 못지않게 히카게도 참 안타까운 캐릭터였다.

제일 찝찝한 엔딩은 물론 베드 엔딩이었지만 그건 말 그대로 '베드'엔딩이니까 그렇다 치고,

베드 엔딩 제외 가장 뒤가 씁쓸했달까, 영 시원찮았던 엔딩은 야마토 엔딩.

주인공과의 관계나 과거, 저택의 비밀 등 많은 것이 밝혀지지 않은 채로 맞은 엔딩이었다.

에피소드 진행하면서 가장 처음 본 엔딩이 베드 엔딩,

그다음이 야마토 엔딩이었는데 둘 다 최악의 엔딩이라 볼 수 있는 엔딩이라 얼마나 찝찝했는지.

그나마 야마토한테 나름의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해당 캐릭터 엔딩이 너무나 초반에 우울하게 끝나서 별로였다.

...만 종장의 타쿠야 엔딩이 해피 엔딩이라 만족했다.

나름 마음에 들었던 엔딩은 타쿠야 엔딩.

주인공이 어렸을 때부터 쭉 좋아해왔지만 표현방법이 서툴러 항상 다투기만 했다는 흔한 설정의 남캐였지만,

10년이 지나 성장을 거쳐 과거와 마주하는 용기를 가지는 등 솔직해진 모습에 호감이 갔다.  

이 게임에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앨범이 있다는 것.

앨범에서 갤러리나 에피소드 CG영상, BGM 등을 다시 볼 수 있다.

갤러리를 선택하면 각 남주인공별로 일러스트를 다시 볼 수 있다.

이것도 나름의 수집요소인지라 해당 캐릭터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모두 클리어해야 100%의 달성률을 볼 수 있다.

이런저런 달달한 일러스트 다시 감상 가능

BGM 개수는 총 21개로, 그리 많지도 적지도 않은 편인데 대부분 상황에 맞게 준수하게 뽑힌 편이다.

특히 9번의 '비애'와 10번의 '눈물'은 애절한 선율이 참으로 심금을 울리는 곡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은 '눈물'.

.

풀 보이스로 진행되는 게임이며,
익숙한 일본 성우들이 대부분이니 한번쯤 해보는 것도 괜찮을듯.

...랄까 성우진이 생각보다 제법 호화로운편. 성우보고 구매하는 사람도 꽤 있을 것 같다.

스팀에서 31,000원에 구매 가능[링크].

참고로, 애초에 PS Vita용으로 나온 게임이라 PC판에서 즐기기에는 해상도도 낮고 불편한 점이 다소 있는 편.

가벼운 미스터리 연애 소설 읽는 느낌으로 플레이 하면 좋을 것 같다.

후속작으로 '잿빛 매의 사이키델리카'도 있다고 해서 최근엔 그걸 플레이 해보는 중이다.

검은 나비의 사이키델리카의 후속작 답게 조작법과 UI는 거의 비슷하다.

여주인공이 검은 나비의 사이키델리카와는 달리 당돌하고 좀 더 이성적(?)인편. 스토리는 아직 초반부인데 다소 루즈한 느낌.

일러스트는 검은 나비 쪽이 좀 더 수려하고 섬세한 느낌이라 취향이었는데 그 부분은 아쉽다.

우선은 엔딩까지 천천히 가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