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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

라섹 수술 후기

by Jaicy 2017. 3. 1.

지난주에 라섹 수술을 했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쭉 시력이 안좋아서 안경을 쓰고 다녔던터라

안경이 불편하지만서도 10년 이상 썼더니 익숙해져서 그러려니 하고 살았다.

대학 입학 후에는 렌즈를 착용하기 시작했는데 안경 없이도 잘 보이는 세상이란!


라식/라섹같은 시력 교정 수술이 보편화 되면서 주위에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늘어갔지만

이미 안경과 렌즈에 익숙해진데다 수술 후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제법 봤기 때문에 딱히 수술의 필요성을 느끼진 못했다.


이렇게 평생 지내나 싶었는데 15년 전쯤 라식 수술을 했던 아빠가

시력 교정 수술은 쓴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은 만족감을 준 경험이었다며

친척이 아는, 믿을 만한 병원에 예약을 잡아뒀다고 하셔서 갑작스레 수술을 받게 되었다.


처음에 병원을 방문할 때만 해도 라식 수술을 할 생각이었는데,

라식이야 수술을 받은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을만큼 보편화된데다 15분도 채 걸리지 않는 간단한 수술이라 아무 생각없이 병원에 갔다.

병원에 방문해서 수술을 하기 전, 30여분간의, 길다면 긴 시간 동안 눈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검사를 마치고 의사 선생님과 면담을 했다.


시력 교정 수술은 라식, 라섹, 스마일 라식, 렌즈 삽입의 네 가지가 있는데

내 각막상태는 아주 건강해서 네 가지 수술 모두 가능하다고 했다.

보통 라식과 라섹 둘 중 하나를 하기 때문에 스마일 라식과 렌즈 삽입은 제쳐두고

라식과 라섹의 장단점을 설명해주셨는데, 내가 기억하기에 그 차이는 아래와 같다.


.


라식


 - 각막의 상피(?)부분을 기계로 절단 후 시력 교정 작업을 한 뒤, 절단했던 부분을 다시 덮는다.

- 수술직후 교정시력이 되기 때문에 바로 모든 것이 잘 보인다.

- 건조증이 한두단계 정도 상승하기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더 심해질 수도 있다.

-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보통 수술 당일 혹은 다음날 하루만 고통(?)을 참으면 다음날 부터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 수술 후 각막을 절단했던 부분이 완전히 아물었다 할지라도 흉터(?)가 남아있기 때문에

실수로 각막에 손상이 가 벗겨진 경우 원래의 시력을 회복하기 어렵다.

(이 부분을 구겨진 종이는 다시 펴도 원상태와는 다르다는 식으로 설명해주셨다.)



라섹


- (병원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안구를 세척하고 보호 렌즈를 끼우는 등의 작업은 제외하고

시력 교정 과정 자체는 의사가 안구에 직접 손 대는 것 없이 레이저로 끝내버리는

All 레이저 방식과 의사가 직접 기구로 교정 작업을 하는 기구 라섹이 있다고 한다.

- 각막을 자르는 라식과 달리 각막 상피만 기구로 긁어내거나(?) 레이저로 태우는 방식이다.

- 수술 직후 부터 시력을 완전히 회복하기 까지 1~2주 정도 걸린다.

-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고통을 참아야 하는 기간이 라식보다 길다.

(나는 수술 당일과 다음날은 괜찮았지만 셋째, 넷째 날은 눈을 뜨고 있지 못할 정도로 괴로웠다.)

- 직접 칼을 대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라식보다 안전하다.

(수술 후 혹시 모를 외상을 당했다 하더라도 심각한 정도가 라식보다 덜하다고 한다)



다른 여러 차이가 있겠지만 당장 생각나는 건 이정도다.


.


나는 보통 사람보다 안구가 건조한 편이라 건조증이 상승하는 라식보다는,

1~2주 정도 고생하더라도 좀 더 안전한 라섹을 하기로 결정했다.


수술 전체 걸린 시간은 10분정도 였지만 레이저로 시력을 교정하는 작업 자체는 한 쪽 눈 당 30초 내외로 굉장히 빨리 끝났다.

눈을 소독하는 과정에서 소독액이 너무 차가웠고, 레이저로 눈을 지지는(?) 30초 동안

눈이 굉장히 따끔거렸다는 것만 제외하면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아프지 않은 건 좋았다만..


수술 직후 거의 3일 동안 눈 뜬 장님 신세로 지내야 했다.

수술 전 시력이 양 쪽 다 -4.25였는데 그래도 가까이 있는 건 잘 보였다. 당연한가

하지만 수술 직후 한동안은 가까이 있는 것, 눈 앞에 있는 것 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스마트폰 키패드 조차 읽을 수가 없어서 폰은 물론 컴퓨터, 독서조차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수술 3일째에는 눈을 뜨고 있을 수가 없을 정도로 괴로워서 커튼을 친 컴컴한 방에서 24시간 내내 누워있었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누워있기만 했는데,

'라식 할걸. 왜 라섹을 해서 며칠간 이 고생을 해야할까. 보통 다들 라식하던데.

며칠이 지났는데도 앞도 못보고. 혹시 수술이 잘못돼서 시력이 안돌아오는건 아닐까.'

하는 온갖 불안한 잡념들로 머리속이 꽉 차있어서 더욱 괴로웠다.

다행히 4일째부터는 아픈것도 덜하고 시력이 좋아졌다는게 체감이 되어서 불안감은 사라지긴 했다.


.


지금은 수술 6일차인데, 시력도 제법 돌아왔고(체감상 0.5정도?) 밝은 빛을보면 눈이 시려서

나이트에게 플래시를 맞으면 이런 기분일까 싶다. +실명

실내에서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할 때 보안경을 써야 한다는 것을 빼고는 회복력에 나름 만족중이다.


최종 교정시력은 1.0~1.2 정도라고 했는데 아직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서 그런지

정말 거기까지 회복이 될까 싶기도 하고, 밤늦게까지 컴퓨터를 하는 등

눈을 혹사(?)시키고 있어서 이대로 시력이 고정되는 건 아닌가 불안하기도 하다.

하지만 컴퓨터, 스마트폰 아니면 실내에서 도대체 뭘 하란 말이지..


그래도 비싼돈 주고 받은 수술이니 서서히 회복되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한동안은 불편하게 지내야겠다ㅜㅜ



여담으로, 당장 정상생활로 돌아가야 하는 바쁜 현대인이라면

휴가를 2주 정도 내지 않는 이상 라섹보다는 라식을 추천한다.


라식은 수술 직후 시력이 좋아졌다는 게 드라마틱하게 확 느껴지는데

라섹은 그런거 없이 수술 하고도 며칠 동안은 수술 전보다 더 안보이고,

며칠동안이나 고통스럽고, 시력도 서서히 회복돼서 하루하루 시간이 가기만을 바래야 한다.


활발하게 몸을 쓰는 직업이라거나 눈을 막쓰는(?) 부주의한 사람이 아니라면 라섹보단 라식이 나은것 같다.


.


현재(2020.01.14) 근황


'라섹 수술 후기'로 블로그에 방문하는 사람이 꽤 많아서 최근 근황을 남겨본다.

지난달 건강 검진 시력 검사에서 좌/우 1.2/1.5의 결과를 받았다.

수술한지 3년 가까지 되어가는데 시력이 크게 떨어진 느낌은 없으며 빛번짐이라거나

초점이 안맞는 현상 없이 무난하게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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