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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 관람 후기

@Jaicy2026. 6. 8. 23:37

지난 금요일(2026.06.05), 국립중앙박물관에 다녀왔다.

내년부터 전면 유료화가 된다는 소식을 접해서, 그 전에 한번 느긋하게 제대로 관람해보고 싶었다.

다녀와서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국중박 전체를 제대로 관람하려 한다면 하루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정말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최소 이틀, 여유있게는 사흘 정도 잡고 둘러보는 것을 추천. 그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경복궁에있는 박물관들도 상당히 훌륭했어서, 그게 국립중앙박물관인 줄 알았더니 그건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이었다.

지금의 이촌역 근처 위치로 이전하기 전까진 경복궁의 국립민속박물관이 국립중앙박물관이긴 했다고 한다.

 

 왜 입장료를 받지 않느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잘 되어 있다는 말을 여기저기서 들어서, 설레는 마음 가득한 채 국중박으로 향했다.

이촌역에 내리면 바로 국중박과 이어지는 지하로를 통해 바로 입구까지 이동할 수 있으니 지하철로 오면 편리하다.

 


국중박에 입장하기 전, 앞에 펼쳐진 호수?연못?을 구경하며 잠깐 쉬다 갔다. 그 한 구석엔 정자가 있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전경이 꽤 멋지다.

 

그리고 드디어 국중박 입구! 2025년 기준 연간 관람객 수가 세계 박물관 3위일 정도로 대단하다고 해서 많이 붐비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그 정도까진 아니었다. 이촌역에서 국중박으로 이어지는 지하로를 따라 걸어면서도 제법 마주치긴 헀지만 어디서 단체로 현장학습이나 수학여행이라도 온 건지 학생들이 상당히 많았다. 이런 좋은 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추억을 쌓고 갈 수 있다니 부러웠다.

 

본격적으로 박물관 관람을 하기 앞서, 입장 시에는 바디 체크가 필수로 이뤄진다.

수상한 물건(날붙이라던가)을 가지고 있을 경우 소지품 검사에 걸려서 입장을 할 수 없으니

바디 체크 구간 전에 있는 물품보관소에 들러서 걸리적 거리는 짐이나 물건들은 몽땅 보관하고 오는 것을 추천.

 


드디어 입장! 1층에서 바라본 국중박 메인 홀의 모습. 오후 1시쯤에 찍은 사진인데 햇살 가득 내리쬐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국중박 관람은 보통 '1층→3층→2층'으로 추천을 한다길래 1층의 시작 부분인 선사/고대관부터 둘러보려했으나...

같이 간 일행은 건너 뛰고 싶어하길래 통스킵(!) 해버렸다. 이럴수가...

...그렇게 중/근세관의 가야와 백제 부근부터 둘러보기 시작했다만 고조선부터 시작해서 삼국시대로 쭉 이어져오는 흐름을

각종 유물들과 함께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다면 선사/고대관부터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다음에 오면 그렇게 역사적 흐름의 순서에 따라 둘러볼 예정.

 

유물을 구경하느라 사진은 그다지 많이 찍지는 않았는데, 그나마 찍은 것들을 몇 장 올려본다.

 

백제관의 마지막에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 금관. 실제로보면 압도될 정도로 크고 화려하다.
신라 시대의 오리모양 토기. 생김새가 커여워서 찍었다. 머리의 특이한 장식을 봐선 아마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 오리가 아닌 청둥오리나 원앙이 아니려나 싶다.
학창 시절 국사 교과서에 항상 등장했던 단골, 진흥왕 순수비. 설명을 읽어보니 국중박에 있는 이것이 진짜고, 북한산에 있는 것은 모형이라고 한다. 생애 처음으로 진흥왕 순수비의 실물을 보고 왔다!

 


중/근세관의 삼국 시대쪽을 적당히 둘러보고 나니 오후 3시가 되어서, 일행과 나는 각자 행동을 하기로 했다.

그 이유인 즉슨, 서로 보고 싶은 것이 다르기도 했고 오후 3시에는 국중박에서 무료로 전시해설을 해주는 시간이기도 하기 때문.

국중박에서는 매일 오전 11시~오후 3시 사이에 여러번에 걸쳐 다양한 전시관의 무료 해설을 진행하고 있다.

▼ 아래의 공식 사이트에서 무료 정시 해설 일정을 확인할 수 있으니 해설을 듣고 싶은 전시관이 있다면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Home

국립중앙박물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www.museum.go.kr

 

1시간 정도 진행되며, 국중박 소속의 전문 해설가 혹은 자원 봉사자가 전시관들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유물들을 역사와 함께 소개시켜 준다.

어지간하면 모든 해설을 빠짐없이 듣고 싶긴 했지만 여러 해설이 다 같은 시간에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나를 택할 수 밖에 없어서 박물관의 대표유물들을 소개해주는, 가장 포괄적이고 메인(?)이라 할 수 있는 해설을 골랐다.

 

대표유물소개 해설은 상설전시관 1층 대한제국 앞에서 시작하는데, 입구 바로 앞이라 박물관에 막 도착해서 듣기에도 좋을 것 같다.

정시에 해당 장소로 가니 이미 사람들이 꽤 모여 있었고(20명 남짓),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자원 봉사 해설가가 해설을 하고 계셨다.

 

시작은 국중박의 내력과 역사에 관한 이야기였다.

2025년 연간 관람객 수가 세계 3위이고, 현재의 위치에 국중박이 세워진지는 21년이 되었고, 건물 디자인은 갓 모양에서 따왔고 등의 이야기. 참고로 연관 관람객 수 1위는 루브르 박물관, 2위는 바티칸 박물관이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는 1층의 메인 홀에 커다랗게 걸려있는 대동여지도 앞으로 이동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이것저것 유익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165년 전에 만들어진 지도이며, 실제 크기의 16만 분의 1사이즈이고, 현재의 지도와 비교했을 때 정확도는 80% 정도라는 것 등.

 

그리고 일행과 함께 다닐 때는 스킵해버렸던 선사/고대관으로 이동해서

뗀석기 유물에 대한 이야기, 단군 왕검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유물 관한 이야기도 들었다. 역시 역사순으로 즐기는 게 흥미진진하다!

연세가 워낙 지긋하신 분이어서 라떼(...)이야기를 많이 꺼내긴 했지만 호통과 스피드 퀴즈를 섞어가며

관람객의 반응을 유도하는 식의 해설은 꽤 몰입감 있고 재미있었다.

특히 관람객 중에 어머니와 함께 관람중인 초등학교 4학년 남자 아이가 있었는데, 유독 그 아이에게만 질문 세례를 해서 더욱 웃음을 자아냈다.

 

고구려 유물 소개에는 광개토대왕릉비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왼쪽 그림의 배경으로 보이는 저 거대한 탁본이 광개토대왕릉비 크기 그대로 탁본을 뜬 것이라고 한다. 정말 크다. 6.4m라고. 그리고 오른쪽의 사진이 그 광개토대왕릉비의 크기와 모습을 그대로 구현한 조형물이다. 1층 메인 로비에 우뚝 서 있는데, 완전 크다. 모르고 봤을 때는 현대 예술 같은건가 싶었는데 광개토대왕릉비였다!

 

이후로도 여기저기 이동하며 다양한 유물들을 소개해줬는데, 하필 다리와 발이 너무 아파서 더 이상 서 있을 수가 없겠더라.

결국 도중에 하차해서 의자에 앉아 쉬었다.

규모가 엄청난 만큼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여기저기 정말 많아서 좋았다.

 

사실 전날 불면증에 시달리는 바람에 밤을 새 버린데다 날이 좋다고 맨발에 샌들을 신었는데

이게 굽도 있고 바닥도 평평하다보니 오래 걷기에 적합한 신발은 아니어서 다리는 물론 발도 너무 아팠다.

하반신도 아프고 그 와중에 전날 잠도 못자서 피곤하기도 엄청 피곤하고.

그래도 오기로 폐관 시간인 17:30까지 버티긴 했는데 몸이 너무 피곤해서 제대로 관람을 이어가지 못한 것이 지금 생각해도 참 아쉽다.

컨티션 최상인 상태로 다음에 다시 꼭 와서 제대로 관람할 것.

 


해설을 듣다 하차하고 잠깐 쉬었으니 다시 힘내서 박물관을 둘러보기로 했다.

제대로 다 둘러보진 못했지만 1층은 얼추 훑었으니 폐관 시간 전까진 3층을 둘러보기로 했다.

 

1층만큼은 아니었지만 3층도 상당히 넓었는데, 조각/공예관을 관람하기로 했다.

귀금속이라던가, 청자나 백자, 불상 등의 예술품들을 시대별로 볼 수 있었다.

여기서도 사진을 그다지 많이 남기진 않았는데 찍은 것들을 올려본다.

 

표정이 매우 인자한 불상. 피곤함이 MAX로 치달아 있을 때 봐서 그런지 저 표정이 그렇게 온화해 보일 수가 없더라.
인술을 시전 중인 불상(아님).
딱밤을 준비 중인 불상들(아님).
사실 저 인을 맺는 듯한 동작은 인술을 사용 중인 게 아니라, '지권인'이라고 해서 '이치와 지혜, 중생과 부처, 미혹함과 깨달음을 본래 하나'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그 외에도 불상들의 다양한 손 모양은 모두 의미가 있다고 한다. 조금 전의 딱밤을 준비하는 불상(...)도 딱밤이 아닌 '아미타 구품인'이라고 해서, '아미타여래의 가장 큰 바람은 모든 중생을 자비로 구제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섹시 자세를 잡고 있는 불상(아님). 여타 다른 부처와는 다르게 워낙 화려한데다 자세가 꽤 인상깊어 찍어두었다.

 

고려 청자관의 벽면에서 본 문구들. 꽤 임팩트가 있어서 찍어봤다. 두 문장만 찍었는데, 저 두 문장 외에도 멋진 문장들이 벽면에 많이 붙어 있다.

 

조각/공예관을 아직 제대로 다 둘러보지도 못했는데 어느덧 퇴실을 알리는 안내 방송이 울려 퍼져서 아쉬움을 뒤로하고 빠져나와야 했다.

참고로 폐관은 17:30이고, 관람실 퇴실은 17:10이다.

 


이렇게 박물관을 나와버리기에는 아쉬운 마음에 1층에 위치한 기념품관에도 들러서 이것저것 구경을 했다.

나는 구매를 하지 않았지만 같이 간 일행은 작은 굿즈들을 몇 개 구입해갔다.

 

'입장료는 무료이긴 하지만 기념품관에서 입장료를 대신해 잔뜩 지불하고 나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국중박의 기념품들이 유명하던데, 직접 구경해보니 정말 그럴만 했다.

 

국중박이 소장중인 유물이나, 한국의 전통품 같은 것들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실용적이고도 재미난 상품들이 참 많았다.

아주 비싼 몇 상품들을 제외하면 기념으로 구매하기에 그다지 큰 부담은 없는 가격들이어서,

먼 지방에서 올라왔거나 외국인 관광객이라면 기념으로 작은 것 하나라도 구매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겠더라.

돈 버는 방법을 아는군, 국중박.

 

나와 일행에게 웃음을 선사해줬던 반가따봉상(?) 삼형제. 부처의 얼굴을 하고 볼 하트, 손 하트, 엄지 척을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힙하고 재밌었다. 실용성은 없지만 하나쯤 소장해두고 싶은 듯한 재미난 기념품이었다. 내가 만약 한국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었다면 덥석 구매했을지도.

 

기념품관도 쭉 둘러봤고, 이제는 정말 박물관을 빠져나왔다.

1시쯤 도착해서 폐관 시간인 17:30까지 있었지만 피곤함+다리 아픔 이슈로 수박 겉핥기 식의,

심지어 그것도 다 둘러보지는 못한 것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같이 갔던 일행도 새벽 일찍 지방에서 먼 길 올라오느라 피곤해서인지 연신 하품을 하더라.

 


국중박을 빠져 나와서는 근처에 갈만한 카페를 찾아다녔는데, 국중박 바로 근처에는 허허벌판(?)이라 아무것도 없다.

지하도를 통해 건너편으로 넘어가니 초/중학교와 공원, 아파트가 이어지는 주택가가 펼쳐졌다.

건너편에 국중박이 있다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한적한 주택가였다. 길 건너편에 국중박이 있는 주택가라니 너무 부럽다. 내가 여기 살았다면 박물관에 매일 갔을 듯 하다.

워낙 한적하고 작은 주택가여서인지 매장들도 하나같이 작고 아담하고...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은 거의 보이질 않더라.

주택가로 들어서서도 한참을 적당히 규모있는 카페를 찾아헤메다 그나마 조금 큰 이디야에 자리를 잡았다.

 

당 보충을 위한 커피와 디저트. 이디야는 정말 오랜만에 왔는데 커피 양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랐다.

 

폐관 시간이 지나서 이렇게 이디야로 오긴 했지만 국중박 내에도 카페가 굉장히 많다. 아마 총 6곳인가. 개중엔 투썸플레이스도 있다.

박물관을 둘러보다 쉬면서 커피나 차를 한 잔 하고 싶다면 굳이 멀리 나갈 필요 없이 박물관 내에서 해결 할 수 있다.

 

이디야에서 적당히 쉬다가, 지방에서 올라온 일행의 버스 시간이 되어 이촌역에서 헤어진 뒤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평일이고 퇴근 시간인데다 불금이기까지 해서 지하철이 많이 복잡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평소와 같아서 쾌적(?)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서 낡고 치진 몸을 이끌고 샤워를 하고 쉬다가 잠들었다.

 

이 날 어찌나 많이 걸었던지, 만보기에 12,000보가 넘게 찍혀있더라. 앱 설치 이래 하루에 10,000보를 다 채운 건 처음이었다. 7km나 넘게 걷다니, 세상에!

 

다음날 일어났더니 하반신이 근육통으로 비명을 질러댔는데, 특히 허벅지와 발바닥이 매우 아팠다.

글을 포스팅하는 현재(2026.06.08) 시점에선 다 낫긴 했다.

 


다행히도 국중박이 집에서 그렇게 멀지는 않아서, 마음만 먹으면 지하철로 언제든지 올 수 있긴 하다는 점에서 안심이 된달까.

유료화가 되기 전에 한번쯤 둘러볼 생각으로 왔지만 직접 관람해보니 유료화가 되어도 오고 싶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다양하고 훌륭한 유물들을 설명과 함께 보다보니 애국심은 물론 자부심도 생기더라.

 

지금 국중박 내의 푸드 코트가 5/31부로 새단장 중이라 잠시 운영이 중단되었는데,

푸드 코트가 다시 정상 운영된다면 개관부터 폐관 시간까지 국중박에서 보내보고 싶다.

개관 시간에 맞춰 입장해서 느긋하게 둘러보다가 매 시간 정시 해설 종류별로 듣고, 점심은 푸드 코드에서 먹고, 카페에서 쉬기도 하고, 특별 전시도 놓치지 않고 관람하고, 폐관까지 느긋이 쭉 둘러보고. 국중박 부지 내에 한글박물관도 있던데 그곳도 들러보고 싶다.

 

외국인 관광객도 정말 많아서 여기저기서 외국어도 들리고,

다정하게 손을 잡고 국중박 데이트를 하는 커플들도 꽤 많고, 부모님과 함께 온 어린이들도 많았다.

혼자서도, 여럿이서도 즐기기 좋은 국중박— 아직 관람해보지 않았다면 꼭 경험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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