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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잡담

컴퓨터 수리비 165,000원?😨

by Jaicy 2022. 9. 10.

지금으로부터 이틀 전의 일이다.

 


오후 2시쯤 멀쩡히 잘 사용하던 데스크탑이 갑자기 팟- 하면서 전원이 나가 버린 것.

 

컴퓨터가 갑자기 꺼지는 일이 흔한 것은 아니지만,

사용하던 프로그램이 강제 종료된다거나 화면이 멈춰버려서 강제로 재부팅을 해야한다거나 하는 그런 시덥잖은 일일줄 알았다.

 

툴툴거리며 컴퓨터 전원 스위치를 눌렀는데, 어라? 반응이 전혀 없었다🤔.

그 후로 스위치를 몇 번 더 눌러봤지만 데스크탑 장식용으로 달아놓은 LED가 깜빡이다 꺼질 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불안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지만 학창시절부터 어지간한 고장은 하드웨어 쪽이든 소프트웨어 쪽이든

대부분은 스스로 고칠 수 있었기에 그리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침착하게 가능성을 하나씩 점검하기 시작했다🛠️.


💡 우선은 데스크탑 본체 뒤쪽의 전원 스위치가 내려갔는지 확인해봤지만 그건 물리적으로 누르지 않는 한 내려가지 않는다. 문제 없음.

 

💡 본체와 콘센트를 연결하는 플러그가 제대로 연결되었는지 확인. 이것도 전혀 문제 없음.

멀티탭을 연결해서 사용 중이라, 혹시 멀티탭 고장인가 싶어 멀티탭을 새로 교체해봤지만 역시 데스크탑은 반응이 없었다.

 

💡 본체의 파워가 각 부품들과 연결이 잘 되었는지 확인.

전원이 들어오지 않으면 가장 의심되는 것이 파워이니 당연하게 체크를 해보았지만 이쪽도 전혀 문제 없음.

 

💡 가끔 RAM이 제대로 꼽히지 않아 본체가 켜지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내 경우는 멀쩡이 사용하던 중에 꺼졌기 때문에 RAM 접촉 불량은 아니다. 혹시나 해서 RAM도 살펴보았지만 역시 문제 없음.

 

💡 간혹 파워쪽이나 연결된 각종 부품 사이에 먼지가 접촉 불량을 일으켜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에어스프레이와 솔을 가져와 먼지를 말끔하게 청소해보았지만... 역시 전원은 들어오지 않았다. 이 또한 문제 없음.


외에 데스크탑 전원이 갑자기 들어오지 않는 자잘한 이유와 해결법을 찾아서 이것저것 시도해보았지만

전원 스위치를 누르면 여전히 장식용 LED가 잠깐 빛날 뿐 무반응이라 두 손 두 발 다 들고 AS를 맡기기로 했다.

 


네이버 지도로 검색해보니 5분 거리에 AS를 해주는 가게가 있길래, 조금 무겁긴하지만 본체를 들고가보기로 결심하고 전화를 걸었다.

 

컴퓨터 AS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보통 나이가 어느정도 있는 아저씨, 혹은 청년들이 많았기에

수화기 너머에서 ARS 여성 상담원 같은 목소리가 들렸을 때는 적잖이 당황했다.

 

컴퓨터에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증상이 있다고 얘기하고 데스크탑을 가게쪽으로 들고가겠다고 했더니 상담원 왈,

요즘은 가게 방문을 받지 않고 출장 기사를 파견해주는 식으로 운영한다고 오지 말라고 하더라.

무슨 소리지...?🤨 가게 방문을 아예 안받는다고? 출장비 아끼려고 직접 가려고 한건데...

 

출장비 해봤자 1만원 내외일테니 그래, 무거운 데스크탑 짊어지고 가는 거 편하게 기다리자 싶어서 기사를 기다리기로 했다.

5시 전에 방문을 약속한 기사가 약속 시간을 넘겼는데도 오지를 않아서,

AS 가게로 전화를 걸었더니 5시까지만 영업을 하는 건지 전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소개시켜준 기사 개인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더니 이게 개인 핸드폰이 아니라 업체에서 수리 기사한테 제공하는 폰 같았다.

익숙한 신호음이나 컬러링 음악 대신 '고객만족 서비스를 어쩌구저쩌구...'하는 안내 메시지가 흘러나왔기 때문.

여기서부터 슬슬 불안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대형...이라고 해야 할지 브랜드 AS 업체들은 대개 바가지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전화를 받은 수리 기사는 그제서야 차가 너무 밀려서 6시쯤 도착할 것 같다고 알려주었다.

5시에 약속을 했는데 1시간이나 늦는거면 미리 알려줘야하는 것 아닌가?

 


정말 6시에 도착한 수리 기사를, 점검받기 좋도록 미리 본체도 다 열어놓고 파워도 분리해 둔 데스크탑으로 안내했다.

이렇게까지 점검받기 편하도록 미리 다 세팅해놓은 사람은 그다지 없을걸?😤

 

기사는 가방을 열더니 난생 처음보는 장비를 꺼냈는데, 부품에 전류가 이상 없이 흐르는 지 감지해주는 역할을 하는 듯한 기기인 것 같았다.

그 기기를 파워에 연결해보더니 파워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그 뒤로는 이 포스팅의 상단에서 언급한 점검사항들을 그대로 체크 해보더니 갸웃- 하며, 메인보드나 그래픽 카드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전원을 넣었을 때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의 LED는 일단 불이 들어오긴했던지라, 나는 그 쪽은 전혀 의심을 해보지 않긴했다.

특히나 메인보드가 고장난 상태라면 다른 부품이 멀쩡해도 PC자체를 켤 수가 없으니 속으로는 눈앞이 캄캄해지기 시작했다.

그래픽카드나, SSD나, HDD나, RAM 하나 정도는 고장나도 일단 PC를 사용할 수 있긴 하다.

 

그래픽 카드쪽을 먼저 건드려보던 기사는,

앞서 말한 전류가 정상적으로 흐르는지 감지하는 기기를 그래픽 카드에 연결해보더니 그래픽카드 쇼트일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처음 들어보는 고장 증상에 그게 뭔가 싶었지만 그래픽 카드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 쯤은 파악했다😐.

그러면서 그래픽카드 쇼트 증상인게 확실해지고 그 이후로 PC가 작동하게 되면 수리비 19만원이라고 말하더라.

이건 또 무슨... 싶었는데, 이 때 확실히 이 업체는 날강도고 나는 호갱이 되겠구나 싶었다.

 

 전류 감지 기기(?)를 그래픽 카드에 꽃고 몇 번 더 테스트를 하던 와중에 갑자기 그래픽 카드 안쪽에서 불🔥이 튀었다(!)

깜짝 놀라서 불이 났다고 하자 기사는 그랬냐면서 그제서야 테스트를 중단하고 그래픽카드 쇼트가 맞다며

그래픽 카드를 떼고 데스크탑에 전원을 넣으면 정상동작할 것이라고 하더라.

이게 무슨... 당신이 테스트 하는 도중에 그래픽 카드에 불이 났다니까? 기판이 타서 수리 불가능한 상태까지 갔으면 책임질거야?!😠

 

그리고, 정말 그래픽 카드 딱 하나만 제거하고 전원을 넣었더니 PC가 정상적으로 켜졌다. 이 때의 허무함이란...

 

이후에 기사가 BIOS 세팅과 드라이버를 새로 잡아야한다느니 어쩌느니 했는데,

아니... 포맷을 한 것도 아니고 하드는 그대로에 그래픽 카드만 제거한거라 그런 거 할 필요가 전혀 없는데 말이다.

그 정도는 나도 혼자서 할 수 있으며 할 필요도 없다고 말하고, 알아서 하겠다고 했다. 

 

그래픽카드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으니 다른 그래픽 카드를 사라고 하던데, 사설업체 수리라는 선택지가 있는 것도 알려주지 않더라. 나참...

 


- 그래픽 카드 쇼트 증상이란 -

 

그래픽 카드 쇼트라는 말은 나도 이번에 처음 알아서 찾아봤는데,

그래픽 카드 내부의 전압을 컨트롤 해 주는 부품이 고장이 나 불량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보통 PC에 전원이 들어오지 않으면 파워와 메인보드 고장을 의심하는 것이 당연하고, 또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기에

그래픽 카드 고장은 정말 의외였는데 나처럼 생각한 사람들을 위해 그래픽 카드 쇼트에 대해 설명해 놓은 블로그 글이 있더라.

 

 

그래픽카드를 꽂으면 전원이 안들어 와요

오랜만에 찾아 온 그래픽카드수리에 대한 포스팅입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올리고 싶은 것도 많아 그...

blog.naver.com

2012년 글이라 다소 오래되긴 했지만 이번에 수리를 맡기기 전에 이런 글이 있다는 걸 알고만 있었더라도

혼자서 원인을 파악하고 그래픽 카드만 수리 바로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드디어 대망(?)의 수리비 청구와 결제 단계.

 

도중에 19만원을 불러서 매우 당황했는데, 출장을 부르기 전에 알아본 바로는 출장비에 수리비까지해도 5만원을 안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새로 부품을 바꾼 것도 아니요, 기사가 말한대로 BIOS 세팅이나 드라이버를 새로 설치한 것도 아니요,

전류 테스트 몇 번 하다 그래픽카드에 불 내고 나서야 그래픽카드 쇼트라서 전원 안들어온 거라고 확신하고선

꼴랑 그래픽카드 고장이라고 알려준 것 밖에 없는데 19만원 받아가면 정말 날강도 아닌가?

 

본인도 양심에 찔렸는지 영수증 작성할 때는 선심쓰듯 15만원에 부가가치세 더해서 16만 5천원에 해주겠다고 하더라.

와... 정말 어이가 없어서. 내가 보기엔 아무리 비싸도 5만원 안쪽인데. 고작 이정도에 5만원도 진짜 바가지다.

그렇다고 여기서 납득 못하니까 돈 못내겠다고 맞서 싸우겠는가 어쩌겠는가. 게다가 상대는 몸도 우락부락하고 문신도 한 사내다.

 

영수증 일부. 수리업체명, 수리 기사 이름은 혹시나 해서 일부러 가렸다.
'내역'에 'BIOS 리셋(Reset)'이라고 적혀있는데 무슨ㅋㅋㅋ BIOS 리셋은 하지도 않았는데, 허위 내역 작성으로 신고해야하나? 그리고 BIOS 리셋정도는 나도 할 수 있다. 그런게 하고 싶어서 부른 게 전혀 아니었는데 말이다.
하... 165,000원... 추석 직전 대목이라고 왕창 뜯어간건가.

 

일단... PC가 동작하게 되긴 했으니 그래, 이번 일을 교훈으로 다시는 이상한 업체를 부르지 말고

컴퓨터 수리를 맡길 때는 제대로된 간판이 달려있고 사장님이 상주하는 가게를 '직접' 찾아 가기로 했다.

애초에 일부러 브랜드 업체 피하려고 동네 가게 검색해서 전화한건데 그 동네 가게가 제대로 된 사무실도 없는 파견 업체일줄은...😩

 


수리 기사는 그래픽 카드를 새로 사라고 했지만 모르는 소리.

 

오래되고 저렴한 그래픽 카드면 몰라도 이제 막 무상 수리 기간이 끝난,

아직은 그래도 현역이라고 볼 수 있는 꽤 고성능의 그래픽카드를 그렇게 쉽게 포기할 수는 없지 않는가.

동급 성능의 그래픽 카드를 새로 사려면 100만원은 가까이 줘야하는데, 조금 비싸더라도 수리가 가능하면 거기에 걸어봐야지.

요즘 그래픽 카드는 저렴하다 쳐도 수십만원이 기본 가격이다보니 예정에 없던 지출일 경우 선뜻 구매하기도 쉽지 않고 말이다.

 

5년 전, 비트코인 사태로 인해 그래픽카드 가격이 한창 치솟았을 때 128만원을 주고 구매한 GTX 1080ti다. 수리기사가 만지던 도중 기판에서 불이 나긴 했지만... 구글링해보니 아주 심한 것만 아니면 대개는 수리가 가능한 편이라고 하더라.
그래픽카드 쇼트로 인한 수리는 유통업체 본사에서는 잘 안해주는 것 같고, 사설 업체를 찾아 맡겨야 할 것 같다. 이미 점찍어둔 곳이 있긴한데, 인근 지역이 아니라 연락을 해보고 택배로 보내봐야 할 듯.

하필이면 추석 연휴라 정상 영업일까지 기다려야하지만 사설업체에 보내서 수리가 가능한 상태인지 어떤지 견적부터 받아볼 예정이다.

수리가 가능한 경우면, 비쌀 경우 10만원 정도까지도 청구되는 모양이던데

그래도 전류 테스트만 몇 번 해보고 16만 5천원 받아간 어느 수리 업체보다는 훨씬 합리적이고 저렴한 듯!😠

 


그래픽 카드 없이 데스크탑이 어느정도로 굴러가느냐... 하면 예상했던 것 보다는 꽤 쾌적하다.

 

CPU의 내장 그래픽으로 버티는 중인데,

애초에 기대 자체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i7-7700K(오버클럭은 하지 않았다)의 성능이 생각보다 제법 좋아서 당황.

 

울트라 와이드 듀얼 모니터도 무리없이 켤 수 있고, 심지어 평소 즐겨하는 게임도 그럭저럭 돌릴 수 있었다.

물론 최저 옵션에 엄청난 저해상도로 플레이해도 초당 프레임(FPS)이 30-40 정도 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로 처참하긴 하더라.

 

CPU 내장 그래픽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이야기는 차후 포스팅할 예정이니

대체 어느정도 사양으로 플레이 중인지 궁금하다면 잠시 기다려주길😏.

(+2022.09.11 추가) 최저사양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용을 포스팅[링크]했다!

 


긴긴 연휴에 그래픽 카드가 고장나서 원만하게 PC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도 불만인데 수리비 165,000원은 정말 너무했다.

이틀 전의 일이라 그동안 분을 좀 누그러뜨렸는데, 기억을 되살리며 글을 쓰다보니 분노가 또 치밀어오르누나! 크아악-

 

...그래도 화 내봤자 이미 지난 일이요, 되돌릴 수도 없고 속만 탈 뿐이니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넘기기로 했다😊.

 

이번 일로 그래픽카드 쇼트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고, 다음에 같은 증상이 있다면 그것도 점검 사항에 포함해서 체크하면 된다.

그래픽 카드가 없으니 PC 발열도 전혀 없고, 소음도 없고, 그만큼 다른 부품들의 수명도 조금 더 연장된 셈으로 치기로 했다.

더불어 전기먹는 하마 중 하나 였던 그래픽 카드가 빠졌으니 전기세도 조금 덜 나오지 않을까?😂

 

그래픽 카드가 빠진 자리는 허전하긴 하다. 그래픽 카드 지지대가 홀로 외롭게 빛을 발하고 있는데, 저것마저 빼버리면 너무 쓸쓸해보일 듯 하여 끼워둔 상태로 두는 중😢.

 


1080ti 할아버지 다 제가 잘못했어요, 앞으론 여태까지보단 덜 혹사(?)시킬테니 제발 살아만 돌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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